실거주 이유로 계약갱신 거절한 집주인, 입증책임은 누구에게?
임대인이 "직접 살겠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했다면, 그 실거주 의사를 증명할 책임은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12월 7일 선고한 2022다279795 판결에서 이 원칙을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이 글은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뒤 임차인에게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한 상황, 즉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가 적용되는 분쟁에서 임차인이 알아야 할 법원의 판단 기준을 정리한 글입니다.
이 사건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2019년 1월, 임차인(피고)은 임대인(원고)과 전세보증금 6억 3천만 원, 계약기간 2019년 3월 8일부터 2021년 3월 8일까지로 아파트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만료 약 3개월 전인 2020년 12월 17일,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이 아파트에 직접 거주할 계획"이라며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임차인은 2020년 12월 22일 계약갱신을 청구했고, 임대인은 2021년 1월 4일 재차 "실제 거주할 계획"이라며 갱신 요구를 거절하고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후 임대인은 소송을 제기해 임차인에게 아파트 인도를 청구했고,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어졌습니다.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은 어떻게 달랐나?
원심(항소심)의 판단
원심 법원은 임대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임대인이 주장하는 실거주 계획에 개연성이 있고, 실거주 의사와 명백히 모순되는 행위를 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즉, 임대인의 주장이 그럴듯하면 갱신거절이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 입증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핵심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에 따라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의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원심처럼 "모순되는 행위가 없으면 적법하다"는 방식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임대인이 실거주 의사가 진실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법원이 실거주 의사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대법원은 실거주 의사의 진실성을 판단할 때 다음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임대인의 현재 주거 상황
- 임대인 및 가족의 직장·학교 등 사회적 환경
- 실거주 의사를 갖게 된 경위
- 갱신 요구 거절 전후 임대인의 행동 변화
- 실거주 의사와 배치·모순되는 언행의 유무
- 그러한 언행으로 임차인에게 형성된 정당한 신뢰가 훼손될 여지
- 기존 주거지에서 목적 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한 준비 여부 및 내용
즉, 단순히 "살겠다고 말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위 여러 사정을 종합해 임대인의 거주 의사가 실질적으로 뒷받침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임대인의 실거주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
대법원이 임대인의 갱신거절이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근거는 구체적입니다.
첫째, 임대인은 소장과 준비서면에서 실거주 사유를 다르게 주장하면서도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임대인 부부는 이 아파트 외에도 인근 다른 아파트와 다른 지역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임대인은 자녀 교육을 이유로 다른 지역 주택에 자녀들과 거주하고 있었고, 전학이나 이사 준비 정황도 없었습니다. 인근 아파트를 급매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처분하지 않고 계속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셋째, 임대인은 부모가 이 아파트에 거주하려 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그러한 정황을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처럼 대법원은 임대인이 든 사정만으로는 실거주 의사가 진실하다는 점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차인이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임차인은 다음 사항을 점검하고 자료를 확보해두면 대응에 도움이 됩니다.
- 임대인의 현재 거주지 및 소유 주택 현황 (등기부등본 확인)
- 임대인·가족의 직장·학교 소재지 (갱신거절 주택과의 거리)
- 임대인이 이전에 한 말이나 행동 중 실거주 의사와 모순되는 것이 있는지
- 갱신거절 후 임대인이 실제로 이사 준비를 하는지 여부
- 갱신거절 이후 해당 주택이 제3자에게 재임대되거나 매각되지 않는지 여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3항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요건과 연결됨]
자주 묻는 질문
Q. 집주인이 "내가 살 거야"라고 하면 무조건 나가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에 따라 임대인이 실거주 의사를 증명해야 하며, 그 입증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대법원 2022다279795 판결은 임대인의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실거주 의사가 진실하다는 점을 여러 정황을 통해 뒷받침해야 한다고 확인했습니다.
Q. 임대인이 실거주 의사를 증명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갱신거절이 위법하게 되어 임차인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한 뒤 실제로 거주하지 않거나 제3자에게 재임대·매도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3항).
Q. 임대인이 실거주 의사가 있는지 임차인이 직접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A. 임차인이 직접 확인하기는 쉽지 않지만, 등기부등본으로 임대인의 다른 주택 보유 현황을 확인하고, 갱신 거절 통보 전후 임대인의 언행을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분쟁이 생기면 이러한 자료가 법원 판단에 유용한 근거가 됩니다.
Q. 임대인의 부모나 자녀가 살겠다고 해도 갱신거절이 가능한가요?
A.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는 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거주하려는 경우도 포함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실제 거주 의사가 진실하다는 점을 임대인이 증명해야 하며,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임대인의 부모 실거주 주장도 정황상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Q. 계약갱신 거절 후 집주인이 실제로 살지 않으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A. 임대인이 갱신거절 후 실제 거주하지 않은 경우,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3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갱신 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실제 손해로 산정되며, 구체적인 금액과 요건은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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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 의심스러우신가요? 또는 이미 집을 비워줬는데 집주인이 실제로 들어와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셨나요?
법무법인 여정 김혜경 변호사는 임대차 분쟁을 포함한 민사·부동산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실제 판례와 법리를 바탕으로 의뢰인의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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