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기준 | 법무법인 여정 · 김혜경 변호사
아버지가 상속포기한 경우, 손자는 대습상속을 받지 못합니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상속을 포기했다면 손자는 아버지를 대신해 대습상속을 받을 수 없습니다. 상속포기는 민법 제1001조가 정한 대습상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선순위 상속인이 모두 포기하면 손자가 본위상속인으로 직접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가 빚이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상속을 포기한 상황에서, 손자에게 상속권이 내려오는지 확인하려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대습상속이란 무엇이고, 언제 인정되나요?
대습상속이란 상속인이 될 사람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상속인 자격을 잃은 경우에, 그 사람의 직계비속이 그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되는 제도입니다. 근거 조문은 민법 제1001조입니다.
민법 제1001조(대습상속) 전조제1항 제1호와 제3호에 의하여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전에 사망하거나 제1004조 또는 제1004조의2에 따라 상속인이 되지 못한 때에는 그 직계비속이 사망하거나 상속인이 되지 못한 사람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다.
조문을 요건별로 나누면 대습상속은 다음 세 가지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인정됩니다.
- 상속인이 될 사람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
-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에 해당해 상속인이 되지 못한 경우
- 민법 제1004조의2의 상속권 상실로 상속인이 되지 못한 경우
세 번째 사유인 상속권 상실은 2026년 1월 1일 시행된 민법 개정으로 대습상속의 원인에 추가되었습니다. 대습상속의 원인이 확대된 만큼, 반드시 현행법을 기준으로 요건을 따져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상속포기는 왜 대습상속 사유가 되지 않나요?
상속포기는 상속인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권리 포기입니다. 반면 상속결격과 상속권 상실은 중대한 죄를 짓거나 부양의무를 위반한 사람에게서 법이 상속 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제재입니다. 두 개념은 성질이 전혀 다릅니다.
민법 제1001조는 대습상속의 원인을 상속개시 전 사망, 상속결격, 상속권 상실 세 가지로 한정하고 있고 상속포기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스스로 상속을 포기한 상황에서 손자의 대습상속이 성립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손자가 받을 방법은 대습상속이 아니라 본위상속입니다
그렇다고 손자가 할아버지의 유산을 영영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버지의 순위를 물려받는 대습상속이 아니라, 손자 자신의 자격으로 상속하는 본위상속의 문제가 됩니다.
본위상속이란 다른 사람의 순위를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민법 제1000조의 상속순위에 따라 자기 고유의 자격으로 상속인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아버지가 상속을 포기하면 아버지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지위에 놓입니다. 이때 다음 순위의 직계비속인 손자가 민법 제1000조에 의한 본위상속인으로서 상속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손자가 본위상속을 받으려면 두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합니다
피상속인의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해야 합니다
아버지만 단독으로 상속을 포기하고 고모나 삼촌이 남아 있다면, 아버지의 상속분은 같은 순위의 다른 자녀에게 귀속될 뿐 손자에게 내려오지 않습니다.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한 명이라도 남아 있으면 상속권이 다음 순위로 넘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배우자인 할머니가 생존해 있다면 배우자도 함께 포기해야 합니다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할머니가 살아 계시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배우자가 단독 상속인이 됩니다. 이 경우에도 손자에게는 상속권이 가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손자가 직접 상속받으려면 선순위 상속인 전원, 즉 자녀 전원과 배우자가 모두 상속을 포기해야 합니다.
상황별로 손자의 법적 지위는 이렇게 갈립니다
- 아버지만 상속포기하고 다른 자녀가 있는 경우: 손자는 상속인이 아닙니다. 아버지의 상속분은 같은 순위의 다른 자녀에게 귀속됩니다.
- 자녀 전원이 상속포기했으나 배우자가 생존한 경우: 손자는 상속인이 아닙니다. 배우자인 할머니가 단독 상속인이 됩니다.
- 자녀 전원과 배우자가 모두 상속포기한 경우: 손자가 민법 제1000조에 따라 본위상속인으로서 직접 상속인이 됩니다.
- 아버지가 상속결격이거나 상속권을 상실한 경우: 손자가 민법 제1001조에 따라 대습상속인이 됩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상속포기의 효과가 가족 전체에 연쇄적으로 미치기 때문입니다. 빚을 피하려고 아버지만 상속을 포기하면 상속인의 지위는 고모나 삼촌에게, 자녀 전원이 포기하면 할머니에게, 할머니까지 포기하면 손자에게 순차로 내려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버지가 상속포기하면 손자가 대신 상속받나요?
A. 아버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의 대습상속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1001조는 대습상속의 원인을 상속개시 전 사망,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 민법 제1004조의2의 상속권 상실 세 가지로 한정하고 있으며 상속포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Q. 대습상속과 본위상속은 어떻게 다른가요?
A. 대습상속은 상속인이 될 사람의 순위를 그 직계비속이 갈음하여 상속하는 것이고, 본위상속은 민법 제1000조의 상속순위에 따라 자기 고유의 자격으로 상속인이 되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는 대습상속이 아니라 본위상속으로만 상속인이 될 수 있습니다.
Q. 아버지만 상속포기하면 손자에게 상속권이 내려오나요?
A. 내려오지 않습니다. 아버지만 단독으로 상속을 포기하고 고모나 삼촌 등 다른 자녀가 남아 있다면 아버지의 상속분은 같은 순위의 다른 자녀에게 귀속됩니다. 손자가 상속인이 되려면 피상속인의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해야 합니다.
Q. 자녀 전원이 상속포기하면 할머니는 어떻게 되나요?
A.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배우자인 할머니가 생존해 있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배우자가 단독 상속인이 됩니다. 따라서 손자에게 상속권이 가려면 할머니도 함께 상속을 포기해야 합니다.
Q. 상속결격이나 상속권 상실인 경우에도 대습상속이 안 되나요?
A. 이 경우에는 대습상속이 인정됩니다. 민법 제1001조는 상속인이 될 사람이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 또는 민법 제1004조의2의 상속권 상실로 상속인이 되지 못한 때 그 직계비속이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권 상실은 2026년 1월 1일 시행된 민법 개정으로 대습상속 사유에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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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포기는 한 사람의 결정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누가 어디까지 포기해야 하는지, 손자가 미성년자인지에 따라 필요한 절차와 서류가 달라집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피상속인의 채무 내역을 확인한 뒤 카카오톡 채널로 상담을 신청해 주시면 상속포기의 범위와 손자의 지위를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
김혜경 변호사는 법무법인 여정에서 가족법·상속·형사 사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