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기준 | 법무법인 여정 · 김혜경 변호사
유전자 검사는 불일치인데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자녀로 남아 있다면
유전자 검사에서 친자 관계 불일치가 확인됐다면, 가족관계등록부를 바로잡는 절차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입니다. 다만 그 자녀에게 친생추정이 미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하므로, 어느 소송을 낼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이 글은 유전자 검사 결과지를 이미 받아 든 상태에서 가족관계등록부상 부모·자녀 기재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찾고 계신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상속 관계 때문에 제3자 입장에서 친자 관계를 다투어야 하는 경우도 함께 다룹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란 무엇인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란 가족관계등록부에 법률상 부모·자녀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친생자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법원의 확인 판결로 확정 짓는 소송입니다.
검사지 한 장으로는 가족관계등록부가 바뀌지 않습니다. 등록부의 기재를 정정하려면 법원의 확정판결이라는 공적 근거가 필요하고, 그 판결을 받아내는 절차가 이 소송입니다.
실무에서 이 소송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상황은 두 가지입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가 아님이 밝혀진 경우
혼인 외 출생자, 그리고 친생추정의 범위 밖에 있는 자녀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로 곧바로 신분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친생추정의 범위 밖이란 혼인 성립일로부터 200일 이내에 출생하거나, 이혼 후 300일이 경과하여 출생한 자녀를 말합니다.
허위 출생신고로 가족관계등록부에 잘못 올라간 경우
타인의 자녀를 자신의 자녀로 출생신고했거나, 실제로 혈연 관계가 없는 사람이 부모·자녀로 등재된 경우입니다. 입양 의사 없이 편의상 이루어진 허위 출생신고는 법률상 입양의 효력도 발생하지 않으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판결로 해당 기재를 말소하는 것이 원칙적인 처리 방식입니다.
친생추정이 미치면 왜 소송 종류가 달라지는가
친생추정이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법률상 추정하는 제도이며, 이 추정이 미치는 자녀의 친자 관계는 원칙적으로 친생부인의 소로만 다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사건을 받으면 유전자 검사 결과보다 먼저 확인합니다. 이 자녀에게 친생추정이 미치는가. 친생추정이 미치는데도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면 본안 판단에 이르지 못하고 각하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외관상 친생추정이 미치더라도, 처가 부와의 혼인 중 다른 남성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처럼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음이 명백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가 허용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세운 법리입니다.
두 소송은 제소 기간에서도 크게 갈립니다. 친생부인의 소에는 제척기간이 있어 시기를 놓치면 다툴 길이 막히는 반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에는 제척기간이 없습니다. 소송 종류를 잘못 고르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누가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누구를 피고로 하는가
당사자 적격은 비교적 넓게 인정됩니다.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법률상 부(父) 또는 모(母)
- 법률상 자녀
- 검사 —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 가사소송법 제24조에 따라 검사를 피고로 하거나 검사가 직접 제소할 수 있습니다
- 친생자 관계의 존부 확인에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 — 상속권과 관련된 다른 자녀, 친권과 관련된 친족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피고는 원칙적으로 상대방 당사자, 즉 자녀 또는 부·모입니다. 상대방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가사소송법 제24조에 따라 검사를 피고로 지정합니다. 상속 분쟁 과정에서 뒤늦게 친자 관계가 문제 되는 사건이 적지 않은데, 당사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유전자 검사를 거부당하면 증거를 어떻게 확보하는가
가장 신뢰도가 높은 증거는 유전자 검사 결과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검사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끊겨 사적으로는 검사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소송을 제기한 뒤 법원에 수검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검명령이란 가사소송법 제29조 및 민사소송법 준용 규정에 따라, 법원이 당사자 또는 관계인에게 혈액·타액·모발 등 생물학적 시료 채취에 응하도록 강제하는 명령입니다.
법원의 수검명령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거나 감치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협조가 없어도 강제력을 동반한 증거 수집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유전자 검사 외에 함께 준비하면 좋은 자료
유전자 검사만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래 자료를 함께 준비하면 심리가 한결 신속하게 진행됩니다.
- 출생 당시 상황 자료 — 출생 전후의 혼인 관계, 별거 사실, 부재 사실을 증명할 주민등록 이력, 출입국 기록, 재판 기록
- 의료 기록 — 출생 병원 기록, 불임 진단서 등
- 행정 자료 — 혼인관계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동거 기간 확인용 주민등록 초본
- 진술 증거 — 당사자 본인 및 주변인의 진술서, 확인서
판결이 확정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가족관계등록부에서의 삭제
판결이 확정되면 법률상 부모·자녀 관계는 소급하여, 즉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정됩니다. 이에 따라 가족관계등록부상 해당 기재가 정정(말소)됩니다.
상속권·부양의무 소멸
법률상 친자 관계가 소멸하므로 상호 간의 상속권과 부양의무도 함께 소멸합니다. 상속 분쟁이 얽혀 있는 사건에서 이 판결의 결과가 곧바로 상속인 범위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입니다.
진정한 가족관계 회복의 시작
잘못 기재된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생물학적 부모·자녀 사이의 친생자관계 확인, 인지, 입양 등 후속 절차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과정이 진정한 가족관계를 법적으로 확립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전자 검사 결과만 있으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에서 이길 수 있나요?
A. 유전자 검사 결과는 가장 신뢰도가 높은 증거이지만, 그보다 먼저 그 자녀에게 친생추정이 미치는지가 판단됩니다. 친생추정이 미치는 자녀라면 원칙적으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하며, 이 경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각하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유전자 검사를 거부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소송을 제기한 뒤 법원에 수검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검명령은 가사소송법 제29조 및 민사소송법 준용 규정에 근거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거나 감치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친생부인의 소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친생추정이 미치는 자녀의 친자 관계를 다투는 소송이 친생부인의 소이고, 친생추정의 범위 밖에 있는 자녀나 허위 출생신고로 기재된 관계를 다투는 소송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입니다. 친생부인의 소에는 제척기간이 있지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에는 제척기간이 없습니다.
Q. 상대방이 이미 사망했는데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가사소송법 제24조에 따라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는 검사를 피고로 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상속 분쟁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과의 친자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경우에 활용됩니다.
Q. 판결이 확정되면 상속권과 부양의무는 어떻게 되나요?
A. 법률상 친자 관계가 소급하여 소멸하므로 상호 간의 상속권과 부양의무도 함께 소멸합니다. 가족관계등록부상 해당 기재도 정정(말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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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사건은 유전자 검사 결과보다 친생추정 여부와 제소 요건을 먼저 가려야 하는 사건입니다. 소송 종류를 잘못 선택하면 본안 판단에 이르지 못하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여정의 김혜경 변호사는 가족법과 상속 분야에 집중해 이혼, 재산분할, 상속 분쟁 사건을 다루어 왔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지를 손에 쥔 채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카카오톡 채널로 상황을 남겨주세요. 사실관계에 맞는 소송 종류와 준비해야 할 증거부터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